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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음

결혼 축 시모음 도경원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외 18편의 시 +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 도경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신랑이여 신부여! 좋은 날 좋은 시간 찾아서 새 출발의 길목에 선 그대들에게 우리 모두 한없는 축복을 보내드리오신부여 신랑이여, 여기 손놓아 보내는 어버이 마음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워 허전한 줄도 모르실 게요 그대들 섰던 빈자리 채워줄 이도 그대들이라 가는 길 바쁘다해도 돌아보고 돌아보아 주오신랑이여 신부여, 영롱한 아침이슬도 한순간의 햇살로 지워지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오래지않아 시들어 우리네 삶도 그리 길지 않으니 후회 없는 오늘을 만들어가오신랑이여 신부여, 그대들이 입고 있는 검은 연미복과 하얀 드레스의 의미를 아시나요 세상의 모든 색이 합해진 검은색과 세상의 모든 색을 걷.. 더보기
[인생 시 모음] 정연복의 '소주와 인생' 외 [인생 시 모음] 정연복의 '소주와 인생' 외 + 소주와 인생 소주는 이따금 단맛일 때도 있지만 십중팔구는 쓴맛이다. 인생 길에는 기쁨의 꽃밭도 있지만 근심과 눈물 슬픔의 골짜기가 더 많다. 단맛 쓴맛 다 있는 소주와 희로애락의 인생살이 둘은 서로 퍽 많이도 닮았다. + 꽃과 인생 꽃은 입이 없어 말로 할 수는 없지만 가만히 보면 자기를 잘 아는 것 같다 한철 피고 지는 자신의 생이 참 짧아서 눈부시게 피었다고 해서 뽐낼 것도 없음을. 이제 나도 육십 고개에 닿으니까 인생이 뭔지 조금은 느낌이 온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지상을 거닐다 가는 것도 꽃이 피고 지는 것과 많이 닮아 있음을 알겠다. + 뽕짝 내 인생 아무래도 내 인생은 뽕짝이다 고상한 클래식과는 영 거리가 멀다 뽕짝 노래를 들으면 신명나고 감흥.. 더보기
[가난 시 모음] 안만식의 '가난한 영혼의 노래' 외 안만식의 '가난한 영혼의 노래' 외 + 가난한 영혼의 노래 나무는 빈 가슴일수록 청아한 소리를 낸다 황량한 겨울 바다에 서서 소라처럼 귀를 열면 바다는 철썩 가슴을 쓸고 갈매기의 투명한 휘파람 소리 나는 눈물 몇 방울 떨군다 때로 가난한 영혼으로 흔들리고 쓰러지겠지만 노래는 아플수록 깊게 멀리 흐르는 것 오늘 하루도 쉼 없는 그리움으로 부르는 노래는 어느 가슴에 닿을까 (안만식·시인, 경북 예천 출생) + 가난한 자에게는 가난한 자에게는 끝없는 해방과 평안을. 넉넉한 자에게는 담을 쌓고서도 잠 못 드는 불면을. 일인에게 이인분의 행복을 주시지 않는 하느님, 공평하신지고 만세 만세 하느님. (나태주·시인, 1945-) + 가난한 엄마의 노래 좋아라 주머니 탈탈 털어 지난여름 푹푹 찌는 더위에 괭이눈처럼 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