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1년…그 많은 돈은 누가 가져갔나

담뱃값 인상 1년…그 많은 돈은 누가 가져갔나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편집자주] 지난해 정부가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담배 한 갑당 1550원이었던 세금을 3318원으로 올렸다. 이로 인해 세수는 전년보다 52% 늘었고, 

제조회사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편의점 담배매출도 전년보다 49% 뛰었다. 

그러나 흡연자들을 위한 정책은 미흡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담뱃값 인상 1년 上]세수 52%, 제조사 영업이익 17%, 편의점 매출 49% 증가]

지난해 담배제조회사인 케이티앤지(KT&G)의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보다 17%(18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수출물량이 내수판매용 물량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의 '수출호조'와 함께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손익구조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값인상으로 인한 유통차익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T&G의 매출액은 담배판매량 감소로 인해 전년보다 2.9%늘어난 2조8216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출고가 및 유통마진이 950원에서 1182원으로 24% 증가하는 등 매출원가가 감소해 손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KT&G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비 67% 증가한 38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담배판매량은 41%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2500억원이나 늘었다. 담뱃세 인상 전에 생산한 담배 재고분을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제조사는 수천억원의 유통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초에 금연결심을 하는 흡연자가 늘면서 담배판매량이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실적이다. KT&G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급등한 것은 담뱃값 인상 전 제고분을 지난해에 판매하면서 생긴 일시적 유통차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뱃세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나머지 세금과 부담금은 담배 출고시 부과되기 때문에 제조회사가 2014년 생산한 담배를 2015년에 판매하면 세금인상분 만큼의 차익을 얻게 된다.

담뱃값 인상 전 출고할 때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과 부담금은 소비세, 지방교육세 등 1323원(부가세제외), 인상 후 세금과 부담금은 2909원이다. 2014년에 생산한 담배제고분을 담배값 인상 후인 지난해 1월1일 이후에 판매하면 제조회사는 담배 한갑 당 1586원의 추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담배판매량이 23.7%, 1분기에만 41% 가량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거둔 수익의 대부분은 유통차익에서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KT&G를 포함한 전체담배제조사 얻은 재고 유통차익은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카토바코(BAT)코리아 등 외국산 담배제조회사의 지난해 결산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외산담배회사는 제고분 판매로 얻은 이익을 실현하지 않고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BAT는 한때 '보그'를 3500원에 판매하다 점유율이 올라가자 가격을 다시 4300원으로 올렸다. 궐련 14개비가 들은 소량포장담배를 3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담배제고분 판매로 얻은 영업이익이 이 같은 출혈경쟁을 버틸 동력이됐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지난해 외산담배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1.6%로 역대 최대로 뛰었다.

담뱃값 인상으로 편의점의 담배매출도 48.5% 늘었다. 지난해 담배 매출액이 편의점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 수준이었으나 올핸 평균 42.5%로 뛰어올랐다. 이로 인해 편의점 전체 매출액도 전년보다 25.6% 늘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편의점주 등 소매담배판매자의 실수익 증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0%로 일괄 적용되던 담배 마진율은 올해 초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7~9%로 하향 조정됐다. 

4500원짜리 국산담배 한 갑(마진율 9.5%)을 팔면 이윤의 35%는 본사에 납부하고 점주손에 떨어지는 것은 278원뿐. 그마저도 소비자가 카드로 계산하면 점주는 236원(카드수수료 1.5% 가정)만 손에 쥐게 된다.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는 전년보다 3조6000억원 증가한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당초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수치보다 8000억원이 더 많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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