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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모음★

★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 더보기
★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님의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 더보기
결혼 축 시모음 도경원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외 18편의 시 +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 도경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름 신랑이여 신부여! 좋은 날 좋은 시간 찾아서 새 출발의 길목에 선 그대들에게 우리 모두 한없는 축복을 보내드리오신부여 신랑이여, 여기 손놓아 보내는 어버이 마음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워 허전한 줄도 모르실 게요 그대들 섰던 빈자리 채워줄 이도 그대들이라 가는 길 바쁘다해도 돌아보고 돌아보아 주오신랑이여 신부여, 영롱한 아침이슬도 한순간의 햇살로 지워지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오래지않아 시들어 우리네 삶도 그리 길지 않으니 후회 없는 오늘을 만들어가오신랑이여 신부여, 그대들이 입고 있는 검은 연미복과 하얀 드레스의 의미를 아시나요 세상의 모든 색이 합해진 검은색과 세상의 모든 색을 걷.. 더보기